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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새

|  사계절 우리 곁에 함께하는 새들이 들려주는 자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2018.09.27 15:57

어린 박새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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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박새의 하루

 

아침, 저녁 불어오는 바람도 선선하니 이제 가을인가 봅니다.
여름철새인 꾀꼬리, 파랑새, 뻐꾸기의 소리가 잠잠해진 걸 보니 그들은 벌써 겨울을 나기 위해 떠난 것 같습니다.
이제 새들의 번식도 거의 끝이 나고 어린새들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독립한 상태입니다.
부모가 짝을 늦게 만났거나 2차 번식으로 인해 9월까지도 어미를 따라 다니며 먹이 달라고 보채는 어린새를 간혹 보긴 했지만
이제 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으니 모두 독립한 모양입니다.
1년 중 5~6월에 독립한 어린새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독립해 홀로 살아가는 어린 박새 이야기입니다.

 

bird_130.jpg

 

둥지를 나와서도 한동안은 부모로부터 계속 보살핌을 받던 어린새가 드디어 독립을 했습니다.
그동안 부모를 따라다니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혼자 살아가기에는 아직 많은 것이 서툽니다.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세상도 알아가고 어려움도 헤쳐나가면서 강인한 성조로 자랍니다.

 

bird_130_1.jpg

 

몇해 전에는 둥지를 나온 어린새를 부모가 한달이 넘게 보살피는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박새는 다른 새보다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그래서 더 마음이 갑니다.
부모와 함께 앞마당에 자주 나타나더니 이제는 혼자서 마당으로 놀러 옵니다.

 

bird_130_1_1.jpg

어린새(좌)와 성조(우)

 

어린새는 성조에 비해 전체적으로 몸 색이 연한 편입니다. 뺨과 몸 아랫면이 연한 녹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부리 기부의 색도 연하고 턱밑에서 배 중앙까지 나 있는 검은 줄무늬도 성조에 비해 엷고 짧습니다.
성조는 색이 짙고 선명하며 머리에서 귀깃을 돌아 턱밑, 멱선까지 검은색입니다.
뺨과 몸 아랫면은 깨끗한 흰색이고 배 중앙의 검은색 세로 무늬도 진합니다.
성조의 경우 배 중앙의 검은 줄무늬가 수컷이 더 굵고 진하며 다리까지 이어지지만 암컷은 줄무늬의 폭이 좁고 다리까지 미치지 못합니다.

 

bird_130_2.jpg

 

유월부터 우리집 마당으로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녀석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먹이가 풍부한 계절이기 때문에 먹이는 놓아두지 않습니다.

 

bird_130_3.jpg

 

녀석이 매일 아침 출근 도장을 찍는 이유는 바로 마당에 떠 놓은 물 때문입니다.
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자주 물을 마시고 더 많이 씻습니다.

 

bird_130_4.jpg

 

물을 먹기도 하지만 이렇게 목욕을 하기도 합니다.
새는 날기 위해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새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 바로 먹이와 물입니다.

 

bird_130_4_1.jpg

 

새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먹이를 통해 얻게 되는데 소화 기관이 짧아 먹이를 빨리 소화해서 흡수합니다.
그래서 새는 끊임없이 먹고 배설도 자주 합니다.
새는 체온도 사람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이러한 신진대사를 위해서는 물이 필요한 것입니다.

 

bird_130_5.jpg

 

내가 지켜보고 있어도 녀석은 편안히 목욕을 즐깁니다.
새는 위험을 느끼거나 불안하면 절대 목욕을 하지 않습니다.
비록 작은 그릇에 떠 놓은 물이지만 어린 박새에게는 마시고 씻기에 충분합니다.

 

bird_130_6.jpg

 

새는 땀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부가 쉽게 각질화 되는데 그래서 자주 목욕을 합니다.
목욕은 계절에 상관 없이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합니다.
새에게 있어 목욕은 청결을 유지하고 깃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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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마친 후에는 나무위나 볕이 좋은 곳에서 몸을 흔들어 물기를 털고 깃털을 고르며 세심하게 손질합니다.
우리도 샤워를 마치고 나면 개운하듯이 이 어린 박새도 아마 그런 느낌일 것 같습니다.

 

bird_130_8.jpg

 

지금 어린 박새는 일광욕 중입니다.
물 목욕도 좋아하지만 볕이 좋은 날은 이렇게 일광욕도 즐깁니다.
일광욕 또한 몸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제거하고 깃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bird_130_8_1.jpg

 

햇볕을 온 몸으로 받으며 일광욕 삼매경에 빠져 있군요.
물 목욕처럼 자주 하지는 않지만 볕이 좋은 날에는 이렇게 새의 일광욕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bird_130_9.jpg

 

일광욕은 크게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볕이 잘 드는 안전한 곳이라면 어디든 좋습니다.
입도 벌리고, 날개도 최대한 활짝 펼칩니다. 깃털을 곧추세워 깃털 사이사이까지 볕이 잘 들도록 합니다.

 

bird_130_10_1.jpg

 

 

열심히 목욕을 즐기고 난 후에는 또다시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그러다 한참 후에 다시 마당으로 날아와 물을 먹거나 목욕을 즐기고 가끔 볕이 좋은 날에는 일광욕을 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먹이도 구해야 하고, 천적도 피해야 하고, 안전한 잠자리도 찾아야 하고, 또 앞으로 다가올 춥고 배고픈 겨울도
견뎌야 합니다. 오늘은 평화로운 날이었지만 이 어린새에게 어떤 내일이 올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 홀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버거울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경들을 이기며 그들은 결국 한마리의 성조로 자연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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