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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새

|  사계절 우리 곁에 함께하는 새들이 들려주는 자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2018.10.24 14:57

방울새와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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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새와 해바라기

 

해마다 5월이면 나는 해바라기를 심습니다.
꽃이 피면 눈으로 마음으로 예쁜 꽃을 마음껏 즐기고, 꽃이 지고나면 씨앗을 거두어 잘 말려 두었다가 내년에 파종할 소량의 씨앗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한겨울 방울새나 박새 등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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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씨앗을 가장 좋아하는 새는 역시 방울새입니다.
봄에는 민들레 씨앗, 여름에는 금계국 씨앗, 가을에는 해바라기 씨앗, 겨울에는 측백나무 씨앗을 먹기 위해 방울새는 1년 내내
우리집 마당으로 날아옵니다. 그래서 박새, 참새, 직박구리만큼이나 친근한 새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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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 가고 가을이 찾아올 무렵이면 대부분의 새들은 번식을 마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어린새를 돌보는 부모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간혹 이렇게 늦게까지 어린새를 돌보는 새도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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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독립을 못한 어린새는 종일토록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먹이달라고 보챕니다.
맛있는 먹이가 눈앞에 있어도 스스로 먹으려 하지않고 부모가 먹여주기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마냥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어린새는 눈여겨 봅니다.
부모 역시 어린새가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가르칩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먹이 먹는 법을 익히다가 어느날 홀연히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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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는 바깥의 노란 설상화가 먼저 피고 그 안으로 가장자리부터 해바라기의 진짜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노란 꽃잎은 벌과 나비 등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헛꽃인 셈이고, 가운데 피는 아주 작은 꽃이 진짜 꽃입니다.
다 필 때까지 거의 1주일 정도 걸립니다.
꽃이 모두 피고나면 바깥의 노란 설상화부터 지기 시작하고 속은 씨앗으로 채워집니다.
해바라기 씨앗이 영글기 시작하면 방울새는 더욱 분주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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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켜보고 있어도 방울새는 느긋하게 해바라기 잎 위에 자리를 잡고 맛있게 씨앗을 먹고 있네요.
그래, 많이 먹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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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부리를 보면 그들이 주로 먹는 먹이의 종류를 알 수 있습니다.
먹이를 잡는 손과 먹이를 씹는 이 대신 새는 부리로 찍고, 뜯고, 파고, 까는 등 모든 일을 다 해냅니다.
방울새의 부리를 보면 유난히 두툼하고 단단해 보입니다.
콩새나 밀화부리의 부리도 방울새와 같은 모양인데 이런 부리를 가진 새들은 곡식이나 열매를 주로 먹습니다.
딱딱한 곡식이나 열매의 껍질을 까기 좋게 부리가 발달되었죠.
해바리기 씨앗도 통째로 먹는 것이 아니라 부리로 몇번 씹은 후 껍질은 버리고 하얀 속살을 먹습니다.
그 작은 들깨도 낟알 하나하나 껍질을 까서 먹는 모습을 보고 감탄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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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에는 과연 몇개의 씨앗이 들어 있을까요?
꽃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해바라기의 경우 2천개까지도 씨앗이 맺힌다고 합니다.
씨앗은 가장자리부터 익기 시작해 점점 안으로 들어가면서 익습니다.
씨앗이 익으면 그 무게 때문에 해바라기는 고개를 푹 숙입니다. 씨앗을 거두기 위해 꽃을 따보면 아주 묵직합니다.
나는 저 해바라기의 씨앗을 빼기 위해 비비고, 숟가락으로 긁고 별의별 방법을 다 쓰는데 방울새는 부리로 쏙쏙 잘도 빼냅니다.
접근이 쉬운 바깥쪽 씨앗부터 먹지만 해바라기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중심을 잡아가며 씨앗을 빼먹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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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해바라기를 그대로 놔두었다가는 겨울이 오기도 전에 방울새가 모두 먹어치울 것 같고, 또 불안불안한 자세로 안간힘을 쓰며
씨앗을 빼 먹는 모습이 안쓰러워 거두어 들이기로 했습니다.
평지에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잘 익은 해바라기 하나 놓아두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내 방울새가 날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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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건 역시 혼자 먹고 싶은 모양입니다.
먼저 먹이를 차지한 방울새는 다른 새의 접근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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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지만 쉽사리 접근을 못하고 있는 새는 올해 세상에 나와 지금은 독립해 살아가고 있는 유조입니다.
다른 유조에 비해 유난히 약해보이는 저 새는 씨앗을 먹지 못하고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 끝내 다른 새에게 쫓겨 날아가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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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새는 번식기 이외에는 무리지어 생활합니다.
그런데 유독 먹이 경쟁은 다른 무리의 새들에 비해 치열합니다.
참새나 밀화부리, 홍여새 등도 무리지어 생활하지만 사이좋게 모두 함께 먹이를 먹는데 방울새는 매번 이렇게 먹이를 놓고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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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함께 먹으면 좋을텐데 먹이 앞에서는 상당히 예민해집니다.
우리 눈에는 맛있는 먹이를 독차지 하려는 욕심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또한 그들이 택한 생존 전략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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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해바라기를 보며 방울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다른 새들이 날아오기 전에 얼른 날아가 씨앗을 먹을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어디로 날아가서 앉아야 앞으로 꼬꾸라지지않고 편안한 자세로 씨앗을 빼 먹을까 생각중일까요?
지금 방울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저 방울새만이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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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켜보고 있어도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움직이지 않으면 방울새는 날아와 물을 마십니다.
방울새도 여러해동안 보아온 사람이라 내가 조금은 편한걸까요?
그리 생각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나를 두려워하지 않고 믿고 날아왔으니 앞으로도 방울새뿐만 아니라 더 많은 종류의 새들이 마당으로 날아올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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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들은 벌써 색색깔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어느새 가을도 깊어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도 우리 곁에 그리 오래 머물러 주지 않습니다.
찬란한 가을 뒤에는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기다리고 있죠.
하지만 다가올 겨울을 걱정하기 보다는 이 아름다운 가을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새들처럼 걱정, 근심 잠시 내려놓고
잎을 떨구는 나무들, 그 나무로 날아드는 새들, 그리고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는 뒷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내 마음이 평온해 집니다.
모두에게 아름다운 가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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