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텃새

|  사계절 우리 곁에 함께하는 새들이 들려주는 자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2019.02.25 15:13

반갑다, 곤줄박이야~

조회 수 13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반갑다, 곤줄박이야~

 

작고 귀여운 곤줄박이를 처음 만난 것은 7년 전 여름, 우리집 마당에서였습니다.
한마리가 아닌 서너마리의 곤줄박이들이 보였었는데 해가 바뀌고 그 다음해 봄까지 마당에서 자주 볼 수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날부터인가 마당으로 날아오던 녀석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산행에서 가끔씩 곤줄박이를 만나긴 했지만 먼 발치에서 보는 게 전부였어요.
곤줄박이는 쉽게 볼 수 있는 텃새인데 왜 내 눈에는 그리 잘 띄지 않았던 걸까요?

 

bird_127.jpg

 

요 녀석이 7년 전, 우리집에 자주 오던 곤줄박이입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도 않고 거의 매일 마당에서 볼 수 있었기에 대수롭지않게 생각했고,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어주지
못했던게 지금 생각하니 너무 아쉽군요.
그땐 박새나 직박구리처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내 생각과는 달리 곤줄박이는 야속하게도 그만 발길을
딱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bird_127_1.jpg

 

크기는 박새와 거의 비슷한 13.5~14.5cm 정도입니다.
머리와 멱은 검은색이고 몸 윗면은 청회색이며 아랫면은 적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주로 곤충의 유충을 잡아먹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작은 나무 열매를 먹기도 합니다.
잣이나 땅콩을 특히 좋아합니다.

 

bird_127_2.jpg

 

곤줄박이는 한번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평생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일부일처제입니다.
나무구멍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건물 틈, 전봇대 구멍, 인공 새집에서도 둥지를 틉니다.

 

bird_127_3.jpg

 

그러다 곤줄박이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거의 7년 만에 녀석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어요.

 

bird_127_4.jpg

 

봄처럼 느껴지는 포근한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2월이 채 가기도 전에 매화와 산수유는 벌써 꽃을 피웁니다.
볕이 어찌나 포근하던지 봄 기운을 좀 더 느끼고 싶어 남편과 함께 산을 올랐어요.
산 입구에서부터 아주 낯익은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곤줄박이 한마리가 가까이에서 나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우리 주위를 맴돕니다.
아! 어찌나 반갑던지... "반갑다, 곤줄박이야!"

 

bird_127_5.jpg

 

산에 갈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새들의 먹이를 늘 준비해갑니다.
운이 좋으면 가까이에서 새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담을 수 있으니까요.
마침 이날도 땅콩을 조금 준비해 갔는데 과연 곤줄박이가 땅콩을 먹으러 내려올까요?
아주 가까이까지 날아오긴 했는데..

 

bird_127_6.jpg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나 봅니다.
우리 주위를 자꾸만 맴돌더니 이윽고 손 위로 내려옵니다.
그동안 이런 모습을 텔레비전이나 다른분이 찍은 사진을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는데 정말 곤줄박이가 손 위에 올려놓은 땅콩을 먹으러
내려옵니다. 옆에서 봐도 너무 놀랍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손 모델은 남편입니다.^^
남편도 처음 겪는 일이라 놀라면서도 신기해서 요 작고 귀여운 녀석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bird_127_7.jpg

 

사람의 접근이 빈번한 공원이나 사찰 등에서 손바닥에 땅콩이나 잣 등을 올려놓고 가만히 있으면 날아와 먹는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군요.
자그마하니 귀여운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야생의 새가 사람을 두려워하기는 커녕 사람이 놓아둔 먹이도 잘 먹고
먹이를 먹으려고 손에도 내려앉으니 어찌 귀엽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나보다 남편이 더 좋아합니다.

 

bird_127_8.jpg

 

땅콩 하나 입에 물고 포르르 날아가더니 이내 다시 날아옵니다.
물고 간 땅콩은 나무 위에서 발 사이에 끼워서 먹기도 하고, 땅에 내려와 돌 틈이나 떨어진 낙엽 아래 묻어 두기도 합니다.
곤줄박이는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모은 먹이를 모두 다 먹는 것은 아니고 종종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이곳저곳 묻어두어 깜빡 잊고 먹지 못한 씨앗들은 싹이 트거나 영양분이 되어 숲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bird_127_9.jpg

 

이날 가지고 간 땅콩은 껍질을 벗겨 잘게 부순 생땅콩이었어요.
집에서 박새 먹으라고 항상 준비해두는 땅콩입니다. 곤줄박이를 만날줄 알았더라면 잣을 가지고 오는건데...
처음에는 손 위로 날아와서 요리조리 살피더니 한번 먹기 시작하자 잘게 부순 땅콩도 잘 먹습니다.

 

bird_127_10.jpg

 

남편은 이날의 경험을 그 후에도 계속 이야기 했는데 곤줄박이가 손 위에 내려왔을때의 느낌을 "참 기분 좋은 까슬거림"이라 표현합니다.
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곤줄박이가 발에 힘을 꽉 주는 바람에 작은 발톱이 피부를 누르는데 까슬거리면서도 기분 좋은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그만하자고해도 가지고 간 땅콩이 다 떨어질때까지 남편은 계속 저러고 있었습니다.

 

bird_127_11.jpg

 

 

야생의 새는 사람의 발자욱 소리만 들려도, 인기척만 느껴져도 날아가기 마련인데 요 작은 새가 자신보다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사람을 두려워하지않고 날아와 먹이를 먹는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습니다.
7년 만에 가까이에서 곤줄박이를 본 것만도 기분 좋은 일인데 손 위에 놓아둔 먹이를 먹기 위해 쉼없이 날아오니
우리 부부는 곤줄박이와 노느라 시간가는줄을 몰랐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이 색다른 경험은 남편에게도 나에게도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1. 봄과 함께 찾아온 동박새

    Reply0 Views106 file
    Read More
  2. 반갑다, 곤줄박이야~

    Reply0 Views137 file
    Read More
  3. 함박눈 내리는 날

    Reply0 Views148 file
    Read More
  4. 직박구리의 가을

    Reply0 Views152 file
    Read More
  5. 방울새와 해바라기

    Reply0 Views156 file
    Read More
  6. 어린 박새의 하루

    Reply0 Views155 file
    Read More
  7. 꼬끼요~ 닭

    Reply0 Views164 file
    Read More
  8. 연못의 거위 부부

    Reply0 Views167 file
    Read More
  9. 숲을 건강하게 하는 어치

    Reply4 Views181 file
    Read More
  10. 팽나무 속 동고비

    Reply0 Views183 file
    Read More
  11. 철새 같은 텃새 노랑턱...

    Reply0 Views193 file
    Read More
  12. 새들의 가을

    Reply2 Views22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Next ›
/ 8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