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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  번식과 월동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와 잠시 머물다 떠나는 나그네새의 이야기 입니다.

여름철새
2018.05.23 10:28

후투티의 명소가 된 황성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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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투티의 명소가 된 황성공원

 

후투티의 번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오월인만큼 앞으로 3회에 걸쳐 새끼를 키우는 후투티, 둥지를 떠난 후의 후투티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늘은 후투티 그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후투티의 명소 황성공원

 

번식기의 절정을 맞은 오월, 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둥지를 틀고 알을 날아 새끼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봅니다.
번식기가 아니면 볼 수도 없을뿐더러 번식기라해도 이러한 과정들은 새들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조용히 이루어지기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보편적인 생각을 뒤집는 곳이 있지요.

 

bird_124.jpg

 

바로 경주의 황성공원입니다.
신라시대에는 화랑들의 훈련장이었던 이 곳은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도심 속 휴식처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황성공원에서는 해마다 5~6월이면 후투티가 새끼를 키우는 모습을 누구라도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온 수백명의 사진가들이 이러한 후투티의 모습을 담습니다.

 

0.jpg

 

올해는 날씨 변수가 심해 후투티의 번식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어김없이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들을 키우느라 후투티는 지금도
여념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둥지로 먹이를 물고 날아드는 후투티의 모습을 담기 위해 멀리 서울에서부터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에서 달려온 사진가들로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TV 야생 다큐멘터리에서나 봄직한 크기의 대포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장비값만해도 어마어마합니다.^^

 

후투티 최대 서식지

 

여름철새인 후투티는 남부지방에서는 거의 텃새화 되어 겨울에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새라 곳곳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합니다.
우리동네에서도 해마다 한두쌍 정도가 둥지를 틀어 새끼를 키우는데 황성공원에서는 15개에서 많게는 20개의 둥지도 관찰되어
전국 최대 서식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bird_124_1.jpg

 

황성 숲에서는 이렇게 고개를 빼꼼이 내민 귀여운 어린새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언제 먹이를 물고 오는지, 또 둥지 밖 세상은 어찌 생겼는지 어린새에게는 이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bird_124_2.jpg

 

소나무 수피가 온통 붉은색입니다.
소나무도 멋지지만 소나무에 난 구멍은 더 특이합니다.
딱따구리는 둥지를 동그랗게 뚫는데 저 나무에 난 구멍은 마치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은 하트 모양입니다.
병충해 때문에 속이 파이거나 넓게 구멍이 난 곳을 메운 곳은 있어도 사람이 임의로 뚫어놓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가지가 잘렸거나 벌레 때문에 상처가 난 나무에 저절로 생겨난 구멍 같은데 오며가며 볼때마다 신기합니다.
저 하트 구멍 속에 후투티가 둥지를 만들었으니 나무에 생긴 하트도 귀엽지만 그 속에서 반쯤 모습을 드러낸 어린 후투티는 더 귀엽군요.
엄마가 먹이를 물고오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bird_124_3.jpg

 

먹이를 물고 둥지로 날아드는 부모새 역시 쉽게 관찰됩니다.
올해 내가 본 후투티 둥지만도 7개 정도였으니 지금도 둥지 속에서 알을 품고 있을 후투티도 있을테고, 더러 늦게 짝을 만나
7월까지도 새끼를 키우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모두 감안한다면 같은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후투티가 번식을 하는 것을 보면
역시 황성공원은 후투티 전국 최대 서식지라 할만합니다.

 

bird_124_4.jpg

 

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과정을 본다는 것은 분명 색다른 경험입니다.
그래서 공원에 산책하러 온 사람들조차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후투티의 모습을 지켜보며 감탄을 자아냅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거나 지나친 관심을 보이면 후투티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bird_124_6.jpg

 

이곳에는 후투티만 많은 것이 아니라 나무를 타고 오르내리는 청설모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더러 청설모가 새알을 먹는다는 말도 있지만 먹이가 부족한 궁극의 상황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청설모도, 후투티도
서로 사이좋게 잘 지냅니다.

 

황성공원에는 왜 후투티가 많을까?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여러해 동안 황성공원을 다니며 그래도 나름대로는 이 공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곳이 후투티의 최대 서식지가 된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DSC_1304.jpg

 

1. 둥지 확보가 용이하고 서식에 필요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황성 숲에는 58종의 총 117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크게 참나무 군락지와 소나무 군락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나무를 비롯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참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후투티는 스스로 힘들여서 둥지를 틀지 않고 딱따구리가 파 놓은 나무 구멍을 주로 사용하는데 황성 숲에는 딱따구리가 파 놓은 구멍이
수도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둥지 확보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후투티는 비교적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에서 서식하는 습성이 있는데 온통 고목으로 이루어진 숲이라 이러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bird_124_10.jpg

 

2. 먹이가 풍부하고 가까이에서 먹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키 큰 나무가 많아 숲은 대체로 어두운 편이라 조용한 환경에서 알을 낳아 부화하기 좋고, 낙엽층이 두터워 먹이인 지렁이를 비롯해
곤충과 거미류가 많습니다. 그래서 멀리 날아가지 않아도 둥지 바로 가까이에서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몇해전에 우리동네에서 새끼를 키우는 후투티를 관찰한 적이 있는데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비교적 멀리까지 날아갔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루종일 수백번도 더 날아 새끼에게 먹이를 공급해야하는 후투티에게 먼거리 비행은 체력을 더 소모하게 만듭니다.
황성공원에서는 둥지가 있는 바로 아래나 근처에서 손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체력소모도 적습니다.

 

bird_124_11.jpg

 

3. 후투티 번식의 습성 때문입니다

 

새들은 저마다 자신의 영역권이 있기 때문에 크게 그 영역을 벗어나 둥지를 틀지는 않습니다.
여름철새인 꾀꼬리도 해마다 같은 장소로 돌아와 둥지를 틉니다. 같은 나무의 같은 위치가 아니더라도 장소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의 경우도 번식에 성공한 장소를 그 이듬해 다시 찾아와 둥지를 짓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후투티도 한번 정한 둥지를 수년 동안 계속해서 이용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첫 해에 번식에 성공한 경우에는 그 다음해에도 같은 장소나 부근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후투티 번식의 습성 때문에 해마다 황성공원에서 많은 후투티가 번식을 하는 것 같습니다.

 

bird_124_12.jpg

 

4. 천적의 위험이 적습니다.

 

황성공원에는 천적인 맹금류나 뱀이 많지 않은 것도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황조롱이나 매 등은 탁 트인 장소에서 사냥하기를 좋아하는데 공원이 나무들로 빽빽이 이루어져 있어 맹금류의 접근이 어렵습니다.
수풀이 우거지 곳에는 뱀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큰 나무들로 인해 나무 아래는 항상 볕이 적게 들어 습하기 때문에 키 크고 억센 잡초가 거의 없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수시로 산책 하고 운동을 하기에 숲은 항상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뱀은 어디에서나 살기에 더러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도 아직까지 이곳에서 뱀을 본 적은 없습니다.
있다한들 그 개체수가 매우 적어 후투티의 번식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천적의 위험이 적은 곳이야말로 둥지의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요?

 

bird_124_13.jpg

 

 

5.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습니다.

 

새들의 둥지하면 인적이 드문 산속이나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둥지를 트는 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비는 처마 밑에 둥지를 짓고 딱새는 신발장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인가에 둥지를 짓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은 천적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제비나 딱새는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둥지를 트는 것이죠.
후투티는 딱따구리가 파 놓은 나무 구멍을 둥지로 사용하지만 때로는 인가의 지붕이나 처마밑으로 난 구멍, 건축물의 틈에도
둥지를 틉니다. 몇해전에는 아이들이 많은 학교에 둥지를 트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둥지를 트는 것도 제비나 딱새의 경우와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황성공원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그래서 위험이 적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해마다 번식기가 되면 카메라 세례를 받는 것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조건들 때문에 황성공원이 전국 최대 후투티 서식지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라 조류 전문가의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황성공원이 계속해서 후투티의 서식지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편에서는 새끼를 키우는 후투티의 모습을 소개해 드릴께요.

  • profile
    블루 2018.12.17 20:19
    트윈맘님 사진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웃 포커싱으로 피사체를 뚜렷하게 잘 잡으셨네요.
    사진 작가로 데뷔하셔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솜씨이십니다.

    후투티는 산에 가면 가끔 볼 수 있는 조류였는데,
    처음엔 닭벼슬 같이 머리가 독특한 저녀석이 도대체 뭔가 궁금해 하다 검색해보니
    후투티 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새끼 육추 기간엔 전국의 사진 작가들이 몰려드는 것도 독특한 생김새가 한몫 하는것 같습니다.

    저도 DSLR 카메라가 한대 있습니다만,
    (보급용 저렴한 카메라 입니다. ^^)
    영상 촬영하느라 캠코더만 만지게 되다 보니
    가끔은 카메라 조작법을 잊어 버리게 되더군요.
    지난번엔 어떻게 찍었더라... 하고 생각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어쨌든 장비도 자주 다뤄야 손에 익는 것이라는걸 깨닫습니다.

    멋진 사진 감상한 김에 저도 사진 한장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오늘 들린김에 자유게시판에 사진 몇장 올리겠습니다.

    멋진 사진 즐감했습니다. ^^
  • profile
    twinmom 2018.12.18 10:17
    과찬이십니다.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비가 좋아야 하는데, 특히 조류 사진의 경우에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초에 카메라를 업그레이드 하긴 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경우에는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성능 좋은 고가의 카메라들이 즐비합니다.
    그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잘 찍고 있습니다.^^

    후투티는 그 생김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더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후투티 서식지가 있어 더 없이 좋습니다.
    저희집 마당으로도 자주 날아오는 편이라 후투티는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새입니다.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일수록 자꾸 하고, 만지고, 다루다보면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열심히 하다보면 실력이 쌓이고 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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