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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  번식과 월동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와 잠시 머물다 떠나는 나그네새의 이야기 입니다.

겨울철새
2019.01.07 10:49

개똥지빠귀와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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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지빠귀와 홍시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첫 눈이 다소 늦게 내리긴 했지만 작년 12월 중순 무렵에 첫눈이 함박눈이 되어 내렸습니다.
눈도 내리고 바람도 차고 새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혹독한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bird_138.jpg

 

영하의 추운 아침, 무심코 창문을 내다보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개똥지빠귀 한마리가 날아와 마당에 내려 앉습니다.
겨울이면 개똥지빠귀를 비롯해 흰배지빠귀, 노랑지빠귀 등 지빠귀들이 종종 날아오곤 합니다.
흰배지빠귀는 여름철새이기도 하지만 남부에서는 겨울에도 볼 수 있으니 텃새화 된 것 같고 개똥지빠귀는 겨울에만 볼 수 있습니다.

 

bird_138_1.jpg

 

겨울이 시작되면 나는 으레 새들의 먹이를 준비합니다.
박새나 방울새처럼 작은 새들에게는 들깨와 땅콩, 해바라기씨를, 직박구리나 까치, 지빠귀류처럼 조금 더 큰 새들을 위해서는
홍시를 놓아둡니다.
겨울 들어 처음으로 놓아둔 홍시에 당연히 직박구리가 먼저 날아올줄 알았더니 예상을 깨고 개똥지빠귀가 제일 먼저 날아왔군요.
이렇게 개똥지빠귀가 마당에 놓아둔 홍시를 먹기 까지는 아마도 한참동안 나무 위에서 주변의 동태를 열심히 살폈던 것 같습니다.
인기척은 없는지, 주위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다른 새가 날아오지나 않는지 한참을 살핀 후에야 비로소 안전함을 느끼고 내려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번 쪼아먹더니 다시 날아가버렸습니다.

 

bird_138_2.jpg

 

더 이상 보이지 않기에 멀리 가버렸나 생각했지요.
그 사이 해도 좀 더 높이 떠올랐고, 나도 마당에 나가 먹이도 놓아주고 물도 새로 떠 놓고 들어왔는데 그 사이 직박구리가 몇번 날아와
홍시를 먹었고, 박새와 방울새도 들깨와 물을 먹고 갔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가 지났을까요? 녀석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멀리 간 줄알았더니 녀석은 나무 위에서 이 모두를 다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bird_138_3.jpg

 

개똥지빠귀는 이름이 재미나서 그동안 몇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몸 길이는 23~25cm 정도로 우리나라에는 10월 경에 날아와 이듬해 5월 초순까지 볼 수 있는 흔한 겨울새입니다.
야산 주변의 관목, 강가의 나뭇가지 등에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합니다.
나무 열매 종류도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이 가꾸어 놓은 정원에도 종종 날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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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먹이를 좀 더 가까이에 놓아봅니다.
가까워서 혹여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지켜보기로 했는데 이렇게 내려옵니다.
역시 달달한 홍시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감나무의 까치밥도 동이 난지 오래고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 어디서 이렇게 맛난 홍시를 먹을 수 있겠어요?

 

bird_138_5.jpg

 

먹이 앞에 내려와도 금방 먹지 않고 주위를 살핍니다.
가까이에 천적이 있지 않을까, 또 다른 먹이 경쟁자가 있지나 않나 신중히 살핍니다.

 

bird_138_6.jpg

 

주위를 유심히 살핀 후 그제서야 먹기 시작합니다.
홍시는 사람이 먹어도 맛있지만 새도 무척 좋아합니다.
지빠귀류와 청딱따구리, 찌르레기, 직박구리, 동박새 등이 특히 좋아합니다.

 

bird_138_7.jpg

 

맛있는 먹이가 있어도 새는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그만큼 노출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결코 먹이에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먹이는 짧은 시간 먹고 다시 가까운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나무 위에서 주위 동태를 살핀 후 안전하다 싶으면 다시 내려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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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올 것 같았는데 한참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네요.
그렇게 다시 한 시간 정도가 흘렀나 봅니다.
관찰을 멈추고 돌아서려는데 녀석의 모습이 다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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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로 곧바로 돌진하지 않고 일단 가까운 마당에 내려 앉았다가 주위를 살핀 후 다시 홍시 가까이 다가옵니다.
이번에도 단번에 먹지 않고 주위를 몇번 살핍니다.
나무 위보다 상대적으로 노출 위험이 더 많은 땅에서는 신중히 행동하고 경계하며 먹이를 먹습니다.
평소에도 개똥지빠귀는 땅 위에서 먹이를 찾을 때 몇걸음 빠르게 이동하고 잠시 가슴을 들어 주위를 살핀 후에 먹이를 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bird_138_10.jpg

 

그동안 개똥지빠귀를 여러번 만났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은 처음입니다.
귀한 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바로 내 눈앞에서 먹이 먹는 모습을 보니 내 가슴도 두근거립니다.

 

bird_138_11.jpg

 

 

홍시도 맛있게 먹고 떠 놓은 물도 마시고 반나절 정도 마당에 머물러 주었어요.
덕분에 나는 녀석을 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았습니다.
거의 홍시 하나를 다 먹은 후에야 멀리 날아간 것 같아요.
그 후로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며칠동안 기다려봤지만 멀리 가버렸는지 더 이상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잠시동안 먹이가 귀한 이 계절에 달달한 홍시로 배를 채웠으니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겨울, 우리집 주변을 날아가는 새들이 춥고 배고픈 계절에 잠시 내려와 목도 축이고 배도 채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도 나는 새들을 위해 먹이를 놓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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