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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  정성 가득한 음식, 그리고 맛있는 이야기들

2014.12.08 12:11

남편의 도시락

조회 수 1293 추천 수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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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부터 매일 남편 도시락 싼다고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부터 급식이라 아이 학교 다닐때도 싸지 않았던 도시락을 요즘 남편 덕분에 매일 싸고 있어요.
도시락을 싸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남편 직장의 구내 식당 음식이 너무 짜다는 이유였어요.
구내 식당을 비롯해 인근 식당 음식도 대부분 다 짜다고 하길래 그때부터 도시락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어 주저했지만 평소 짠 음식을 유난히 싫어하는 남편인데다 올들어 남편 건강이 많이 좋지않았고
무엇보다도 짠 음식은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성인병의 주된 원인이라 다소 번거롭더라도 저염식으로 손수 준비한 도시락을 싸게 되었어요.

 

momfood49.jpg

 

남편 도시락은 처음이라 무슨 반찬을 해야할까 처음에는 고심도 많이 했는데 남편이 주로 먹는 채소 위주로 가급적 싱겁게 준비해봤어요.
콩밥에 시금치 나물과 버섯 볶음, 텃밭에서 갓 따온 싱싱한 가지로 만든 가지무침, 그리고 각종 채소를 넣어 돌돌 만 양배추말이에
후식으로는 키위를 준비했어요.

 

momfood49_1.jpg

 

매일 다른 반찬으로 도시락을 준비한다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올들어 남편도 나도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아프고나니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끼게 되었어요.
또 성인병의 대부분은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먹는 것 하나에도 더 신경이 쓰입니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임으로써 남편이 조금이라도 건강해질 수 있다면 이 정도야 뭐...^^

 

momfood49_2.jpg

 

처음에는 번거롭고 귀찮기도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만드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도시락은 정성인 것 같아요. 매일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우리 엄마 생각도 많이 났습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매일 도시락을 싸 주셨던 엄마.
그땐 당연한 일인 것 처럼 감사한 마음도 모르고 먹었고 가끔은 반찬 투정도 했었는데 할머니까지 모시고 살았던 대가족에
아버지 출근 준비에 지금처럼 화력이 좋은 가스렌지 시절도 아니었건만 연탄불에 밥하시고 국 끓이고 반찬 만들고
우리들 도시락까지 혼자서 모두 준비하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이제서야 절실히 느낍니다.

 

momfood49_3.jpg

 

이날 도시락은 추석 지난 후라 도시락에 송편도 넣고 밤, 대추, 잣을 넣어 영양밥을 만들어 봤어요.
영양밥은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밥입니다. 좋아하는 줄 알면서도 번거롭다고 그동안 거의 만들어 주지 않았어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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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김치가 참 맛있게 잘 익었길래 물김치도 넣어봤어요.
요즘은 용기가 잘 나와 이렇게 물기 있는 음식도 새지 않습니다.
학창 시절 도시락에 김치 넣었다가 온 가방을 적신 기억들 나시죠?
책이며 노트까지 뻘건 김칫국물이 베어 있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밀폐 용기라 국물이 새지 않아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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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도시락을 준비해 봤어요.
보리밥하니 어릴적 생각이 많이 나는데요 초등학교때 혼,분식 장려로 매일 점심 시간 선생님께서 도시락 검사 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그땐 보리밥으로 바로 밥을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미리 보리를 푹 삶은 후에 밥을 해야만했던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쌀보리는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고 쌀과 함께 바로 밥을 지을 수 있게 개량이 되었어요.
어릴땐 까끌까끌하던 그 보리밥이 참 싫었는데 지금은 웰빙 식품으로 각광 받으면서 보리밥도 건강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보리의 까끌까끌한 식감도 상당히 부드러워졌어요. 천천히 오래 씹을수록 보리의 구수함이 느껴지고 더불어 추억도 생각나게 합니다.

 

momfood49_6.jpg

 

단호박이 제철이던 가을에는 이렇게 단호박을 이용해 영양밥도 만들어 봤어요.
작고 오동통하니 볼수록 귀여운 모양에 속은 또 어찌나 노랗고 달던지 그냥 쪄먹어도 맛있는 단호박으로 영양밥을 만들었어요.
단호박으로 영양밥을 만들때는 단호박 속에 쌀을 넣어 밥을 짓는게 아니라 호박은 따로 찌고 밥도 따로 해서 나중에
익은 호박 속에 지은 밥을 넣어줍니다. 영양밥에 들어간 재료로는 자색 고구마, 밤, 은행, 대추, 콩이 들어 갔어요.
평소에도 영양밥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남편인데 단호박영양밥을 했으니 남편 입이 귀에 걸렸어요.
이 날 직원들과 함께 맛있게 나눠먹었다는군요.

 

momfood49_7.jpg

 

남편이 아무리 채소를 좋아한다지만 그동안 너무 채소 위주로 반찬을 만들었던 것 같아 소고기로 장조림도 하고 고추장볶음도
만들어 봤어요.
남편은 평소에도 고기는 거의 먹지않고 대부분 채소 위주로 먹는데 대부분의 중년의 나이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고민을
많이 하는데 남편은 검사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이하로 낮게 나와서 의사 선생님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유하더라는군요.
혈압의 경우에도 고혈압이 위험하지 저혈압은 빈혈이 심하지 않은 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은 것이
위험하지 낮은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해요.
남편의 식습관은 거의 채소 위주라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고, 혈압도 높지않고, 중년 아저씨들이 나오는 배도 전혀 나오지않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momfood49_8.jpg

 

도시락을 싸면서 즉석에서 생각이 나 만든 반찬도 있고 처음 만들어보는 반찬도 있는데 가운데 보라색 밥은 복분자 액기스를
넣어 지어본 밥이예요. 파프리카를 넣은 쌈무는 하루 전날 쌈무만 복분자 액기스에 담궈 놓았더니 무우 색이 보라색으로
아주 곱게 물들었어요.
작년까지만해도 남편은 고혈압 위험 수위까지 가서 매일 혈압을 측정할 정도로 걱정을 했는데 지금은 혈압이 정상입니다.
복분자가 방광에 좋다는 보도를 본 후 매일 복분자 액기스를 하루 한두번씩 규칙적으로 거의 6개월 이상 꾸준히 먹었는데
그 이후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복분자는 직접 재배를 하기 때문에 집에는 항상 액기스며 술은 충분하기에 몸에 좋은 복분자를 넣어 밥을 지어 보았더니
색도 곱고 밥이 훨씬 더 찰지고 촉촉한게 윤기도 나고 밥맛도 훨씬 좋았어요. 밥솥을 여는 순간 뜨거운 김과 함께 향긋한
복분자향이 느껴져 참 좋았어요..
아이는 복분자 액기스를 잘 먹으려 하지 않는데 이렇게 밥을 해주면 아주 잘 먹습니다.
그동안 복분자 액기스는 물과 희석해 마시기만 했는데 요리에 다양하게 응용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momfood49_9.jpg

 

보라색을 내는 채소나 과일에는 대부분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양배추를 평소에 요리에 자주 이용하는데 이번에는 보라색 적채를 이용해 말이를 해보았어요.
적채는 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보라색 광택이 나는 그 아름다운 색에 감탄하게 되고, 겹겹이 빈틈없이 꽉 찬 속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숙주나물과 취나물 듬뿍 넣어 돌돌 말아본 적채말이는 모양도 곱고 맛도 기가 막힙니다.
복분자 액기스 넣어 지은 보라색밥에 반찬으로는 자색 고구마 볶음, 취나물 된장 무침, 땅콩 조림, 적채채소말이,
약밥과 후식으로는 달콤한 단감입니다.

 

momfood49_10.jpg

 

보리밥, 붉은 양파를 넣은 양송이 볶음, 배추나물무침, 양송이 치즈구이, 여주전, 적채 샐러드, 그리고 후식으로는 파인애플을
준비했어요.
여주전과 양송이 치즈구이는 이날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기대 이상의 맛이었어요.
여주는 당뇨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 남편은 당뇨는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또 몸에 좋다고 하길래 준비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여주의 쓴 맛은 많이 느낄 수 없었어요. 도라지처럼 다소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돌게 만듭니다.
양송이 치즈구이는 마치 버섯집 위로 흰눈이 소복히 내린 것처럼 금방 요리했을 때는 버섯 위로 하얀 치즈가 소복해 보기에도
참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치즈가 버섯속으로 스며들었는지 치즈를 얹은 느낌이 나지 않는군요.
다음에는 치즈를 듬뿍 올려서 해봐야겠어요.
양송이의 은은한 향과 함께 치즈와 재료들이 어우러져 참 맛있습니다. 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아요.

 

momfood49_11.jpg

 

가을에 제철이던 밤을 이용해 만든 밤조림과 삶은 밤에 꿀을 넣어 경단처럼 빚은 율란입니다.
보라색 율란은 복분자 액기스를 넣어 만들어 봤어요.
율란은 조상들도 즐겨 먹던 우리의 전통 간식으로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에 남녀노소 누구나 다 좋아하는 맛입니다.

 

오전 7시 30분에 남편이 출근을 하니 그 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싸려면 거의 새벽 4시쯤에 일어나 준비를 해야합니다.
여러가지 반찬을 만들어야 하니 혼자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정성으로 준비한 도시락을 남편은 정말 맛있게 잘 먹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오면 도시락에는 밥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깨끗이 비워옵니다.
어느새 직장에서 스타가 되었다고 남편은 입이 귀에 걸렸어요.
좋아하는 남편보니 내 기분도 좋고 무엇보다도 남편이 좀 더 건강해질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집밥 만한게 어디 있을까요?

 

내가 이렇게 바쁜 아침 시간에 남편의 도시락을 정성으로 준비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남편의 건강 때문이긴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동안 모든 생활이 오로지 아이에게만 맞춰져 있었어요.
반찬도 모두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아이 위주로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니 남편에게는 소홀해지게 되고 남편은 항상 아이 다음이었지만 불평 한번 없었던 남편에게 지금 생각하니 많이 미안합니다.
이제 아이들도 다 컸고 올들어 부쩍 건강이 나빠진 남편을 보니 마음도 짠하고 해서 그동안 소홀했던 남편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남편과 함께 한지도 벌써 20년 입니다.
그동안 항상 변함없이 내 옆에서 내편이 되어주고, 내가 무슨 일을 하던 늘 잘한다, 최고다 칭찬해주는 남편,
그러한 남편에게 고마움도 제대로 한번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내 마음을 담아 준비한 도시락인데 도시락 덕분에 남편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진 것 같고, 활력도 찾은 것 같아
내 기분도 참 좋습니다.
직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남편은 매일매일 점심 시간이 기다려진다는군요.
요즘은 겨울이고 날씨가 추워 보온 도시락으로 바꾸는 바람에 이렇게 여러 다양한 반찬은 준비하지 못하지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남편은 내가 싼 따뜻한 도시락을 들고 출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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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아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쁨과 환희로 가득한 근심없는 날들이 이어져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우리의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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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범 2014.12.17 14:51
    실력이 보통이 아님니다
    요리사 수준급의 식단입니다
    눈으로만 봐도 너무 맛이 있겠습니다 ^^
  • profile
    twinmom 2014.12.18 11:08

    처음에는 번거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도시락을 싸다보니 재미가 나더군요.
    그동안 아이 때문에 소홀했던 남편에게 이 참에 만회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남편도 맛있게 먹어주고 만드는 저도 행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집에서 직접 싼 도시락을 먹고 남편의 건강이 조금이나마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습니다.

    성인병의 대부분은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표범님도 되도록이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시고 싱겁게, 또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늘 건강하세요.

  • profile
    니투맘 2016.01.19 23:46
    우와...반성하게되요. 우와;;;;;;;;;;;;;;;;정말 건강한 도시락인거같아요!!
  • profile
    twinmom 2016.01.20 08:41
    무엇보다도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어주니 도시락 싸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더 이상 도시락을 싸지 않지만 다시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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