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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

|  잊혀지고 사라져버린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

2014.06.30 08:31

골목길의 추억

조회 수 2112 추천 수 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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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집을 이어주고 동네안을 이리저리 통하게 했던 좁은 골목길.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골목길, 오가는 사람들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었던 골목길.
오늘은 소소한 옛추억을 생각하며 내 어린 시절 골목길을 회상해 봅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여러명의 여학생들이 고무줄 놀이를 합니다.
장난끼가 발동한 동네 개구쟁이 남학생은 호시탐탐 고무줄을 끊을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골목이 좁다보니 자전거라도 한대 지나가면 고무줄 놀이도 잠시 멈추어야 했고, 동네 아주머니가 시장에 물건을 내다 팔려고
머리에 한보따리 짐을 이고 지나가도 비켜드려야 했습니다.
남학생들은 골목길에서 딱지치기, 구슬놀이에 빠져 있었고, 여학생들은 고무줄 놀이가 시들해지면 땅따먹기도 하고 공기 놀이도 하면서
방과 후 대부분의 시간을 골목길에서 보냈습니다.
어쩌다 골목 어귀에 넝마주이라도 나타나면 아이들은 호들갑을 떨면서 꼭꼭 숨었습니다.
넝마주이가 메고 있던 그 큰 광주리는 골목골목을 다니며 우는 아이를 잡아다 넣어둔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어릴때부터 듣고 자란터라
넝마주이에 대한 선입견에서 그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도망을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당시 넝마주이는 허름한 옷차림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인상이 험악하여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형편이 어렵다보니 제때 씻지도 못하고 옷은 항상 누더기같은 헌 옷을 입고 다녔고 또 넝마주이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기억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위 사진에서는 골목길이 블럭으로 되어 있지만 내 기억 속의 골목길은 곳곳에 돌부리가 튀어나온 흙길이었습니다.

 

 

1970년대에는 끼니때마다 집으로 찾아오는 거지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거지에 대한 우스운 일화가 생각납니다.
말숙이라는 중학교 친구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 친구집으로 아침에 거지가 왔습니다.
마음씨 착한 말숙이 어머니는 거지에게 아침을 듬뿍 주셨는데 그 거지가 점심에 또 찾아왔습니다.
말숙이 어머니가 아침에 밥을 듬뿍 주었는데 왜 또 왔냐고 했더니 그 거지가 하는 말 "거지도 점심 먹어요." 하던 말을 듣고
한참을 웃었던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내가 어릴때만해도 동네를 돌아다니며 끼니를 구걸하던 거지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변하면서 빈병이나 폐지를 줍던 넝마주이도 사라지고 사회복지시설이 좋아지면서 집집마다 밥을 구걸하던 거지도
지금은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폐지를 줍는 사람도 있고 하루 한끼 해결하기 힘든 노숙자도 많습니다.

 

 

지금도 눈에 선한 고향 동네에는 동네에서 제일 큰 건물이었던 정미소를 비롯해 명절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던 떡방앗간,
레코드, 전축, 텔레비전 판매는 물론 수리까지 해주던 소리사, 햇빛에 색이 바랜 가족 사진이 걸려있던 사진관, 학생들 좋아하던 만화방,
우리 엄마 단골 양장점, 학생들의 아지트였던 찐빵가게, 연탄집 아저씨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시던 대포집, 연장 두드리던 소리가
끊이질 않던 대장간 등이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골목길 담벼락이나 전봇대에는 '반공, 방첩' 이란 붉은 글씨가 찍혀 있었고, 가끔은 벽보나 영화 포스터가 담벼락에 붙어있기도 했습니다.
어느 집 대문에는 '개조심'이란 글이 크게 써져 있었고, 또 어느 집 담벽에는 어설프게 그린 가위 그림과 함께 '소변 금지'라는 글이 생각나는군요.
지금은 이러한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고 정미소와 방앗간, 소리사와 대장간이 있던 자리에는 휴대폰 가게, 치킨집, 헤어샵, 카페, 부동산,
브랜드 의류 매장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고향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들릴때마다 바뀐 가게, 달라진 거리 풍경에 정겹고 낯익던 골목길도 지금은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alley_3.jpg

 

요즘은 골목길을 되살리기 위해 골목 담벼락에 예쁜 그림을 그려 동네 분위기도 살리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정겨운 골목길의 추억을 전하고자
하는 곳도 많습니다.

 

고무줄 놀이하던 여학생들,
장날 대장간에 호미 사러오신 할아버지,

못고치는 것이 없던 만능 재주꾼 소리사 아저씨,
떡 찌는 구수한 냄새와 연기속에 수다떠는 방앗간의 아주머니들,

대포집에서 코 끝이 빨갛도록 취하신 연탄가게 아저씨,
양장점에서 짜투리천에 시선을 빼앗긴 꼬마(어린 나),

이른 아침마다 딸랑딸랑 종을 흔들며 뜨끈뜨끈한 두부를 파던 아저씨,
아직도 정겨운 얼굴들이 있습니다. 내 추억의 그 골목길에는...

  • profile
    니투맘 2014.06.30 10:43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아이들 모두 보내고 오랜만에 컴앞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거같아요. ^^
    와...정말 저는 고무줄 놀이 말고는 음. 직접 접해본적이 없는거같아요.
    요즘 길에서는 우체통은 커녕 공중전화도 찾기가 힘든거같아요.
    그나저나.ㅋㅋㅋ 거지도 점심먹어요..에서 한참 웃었네요.
    저도 한 일화?가 생각이 나요. 여주 고택을 홀로 지키던 친할머님께서 해마다 할머니를 찾아오는 아줌마 거렁뱅이가 있었어요.
    나이도 많아서 하얀 새치들이 가득하고 냄새도 많이 났던. 하지만 할머니를 찾아오면 꼭 씻기고 먹이고 하셨지요.
    방학때마다 할머니댁에서 보름이상 보내면서 저역시 만나본적이 있었구요. 그분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신지체도 약간 있는거같으셨어요.
    그러다...한번은 아이도 데리고 왔다고 하셨던거같아요. 지금 같으면 어디 안전하게 시설에 연계할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는 그게 쉽진 않았던거같아요. 할머님이 2년전 돌아가셨고..그후..지금에와서 갑자기 그 아주머니께서는 어찌 되셨나 궁금하네요.
    아마 그분은 저희 할머니 소식을 안다면 가슴아파하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ㅜㅜ
  • profile
    twinmom 2014.06.30 18:38

    제가 어렸을때는 방과후에는 거의 대부분 학교 운동장이나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어두워질때까지 놀았어요.
    요즘 학생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아이들은 그렇게 뛰어놀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할머니께서 참 좋은 일을 하셨군요.
    거지를 씻기고 보살피는 일이 쉽지않으셨을텐데 그것도 정신지체분을 해마다 그리 하셨으니 복을 많이 받으셔서
    할머니는 지금 아주 좋은 곳에 계실거예요.
    나 어릴때는 동네 거지들도 수두룩했고 넝마주이도 흔했는데 지금은 집집마다 밥을 구걸하러 다니는 거지도 없고
    넝마주이도 이제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집으로 찾아오는 거지를 빈 손으로 보내는 일 없었고, 집에 제사가 있는 날이면 반드시 다음날에는 동네 사람들과

    제삿밥을 함께 나눠먹던 모습을 어릴때부터 보았습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사람들 마음은 지금보다 훨씬 더 따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profile
    태풍되고픈천둥이 2014.07.01 11:51
    어릴적 화면들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가는군요.
    저도 추억하며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ㅠㅠ

    오전부터 더워서 힘든 하루가 될 것 같군요.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_____^*
  • profile
    twinmom 2014.07.01 12:44
    천둥이님도 어릴적에 딱지치기, 구슬치기 많이 하셨죠?
    요즘은 골목을 다녀도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릴때부터 아이들도 많이 바쁘니까요.

    오늘 많이 덥지요?
    이곳도 오전부터 볕이 쨍쨍합니다.
    내일은 기온이 다소 내려가고 모레는 비 소식이 있군요.
    오늘만 잘 지내면 며칠은 시원할 것 같습니다.
    벌써 7월입니다.
    건강한 7월 보내세요.
  • ?
    이브라힘 2014.07.07 21:37
    트윈맘님, 잘계셨지요?
    드디어 아름다운 추억 코너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군요. ㅎㅎ
    제가 올린 뒤로 글이 올라오질 않아서
    무척 쑥스럽고 내심 무척 새로운 아름다운 추억 이야기를 기다렸는데
    반가운 추억이야기를 오늘 보는군요....^^
    저도 어려서 골목대장을 꽤나 지내본 사람인데요...ㅎㅎㅎ
    위의 아이들의 말타기 놀이 정말 많이 했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자치기 놀이... 그거 잘못하면 새끼자가 남의 집 지붕위로 올라가서
    대낮에 남의 지붕위를 올라다니다가 기왓장도 무너뜨린 적이 있어서
    줄행랑도 쳐보았고.....ㅎㅎㅎ
    잠시 추억 속에 잠겨볼 수 있는 시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profile
    twinmom 2014.07.08 11:20

    이브라힘님도 잘 지내셨어요?
    어제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였는데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해서 그리 덥지는 않습니다.

    한동안 무기력증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지난 봄 많이 아프고 난 뒤부터 매사 의욕이 없고 세상만사 모두 힘들고 귀찮게만 느껴졌습니다.
    당시엔 홈도 겨우겨우 운영할 정도였고 그래서 자료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차츰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오오... 이브라힘님 골목대장이셨군요.^^
    자치기하다 기왓장으로 많이 넘기셨군요.
    저는 고등학교 방학때 골목에서 언니와 베드민턴 치다가 골목이 좁고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이웃집 지붕위로 베드민턴 공 엄청 올렸습니다.
    차마 지붕 위로 올라가지는 못하고 긴 막대기로 기왓장의 공을 내리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 진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저희집은 마당이 넓고 이웃집과는 다소 떨어져있어 애들과 힘껏 베드민턴을 쳐도 공이 지붕위로 올라갈 일이 없어 좋습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군요.

    올해 우리나라 부근으로 오는 첫 태풍인데 위력이 상당합니다.

    대비 잘 하셔서 피해 없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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