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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이야기

|  경주, 그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

경주
2018.05.21 11:25

아담한 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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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부처님 오신날이고 해서 4월말 경에 다녀온 백률사의 모습을 올려봅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산책 삼아 가끔씩 들리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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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률사 오르는 입구부터 수목이 우거지고 새소리가 가득해 청량함을 더해줍니다.
이때가 4월 말경이라 부처님 오신날은 한달 정도 남았음에도 산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벌써 색색깔 연등이 입구까지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굴불사지 석불상 

 

백률사로 오르는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보물 제 121호로 지정된 굴불사지 석조사면 불상을 만나게 됩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경덕왕이 백률사에 거동할 때 땅속에서 염불소리가 들려 파보았더니 이 바위가 나왔다고 합니다.
바위 사면에 불상을 새기고 절을 지어 '굴불사'라 하였는데 지금은 바위에 새겨진 석불상만 있고 굴불사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3.5m의 거대한 바위 네면에 불상과 보살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사면 석불입니다.
이 사면불상은 서면의 아미타삼존불을 중심으로 사면에 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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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의 아미타삼존불

 

가장 중심이 되는 서쪽 면의 우람한 아미타삼존불을 입니다.
아미타삼존불은 몸만 바위에 조각되어 있고 머리 부분은 따로 조성하여 바위 면에 조각된 몸 위에 얹어 놓은 형태입니다.
신체는 당당하고 굴곡있게 표현되었으며 손과 발은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양협시보살은 별석으로 조성했는데 마치 좌우에 다른 돌로 보살입상을 세워 놓아 삼존불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사면의 조각군 중에서 가장 먼저 제작된 불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쪽 면의 장대성이 돋보이는 약사여래좌상, 북쪽 면의 여래입상, 남쪽 면에는 양각의 보살입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동서남북 4면에 불상을 조각한 것은 사방정토를 상징한 것으로 이렇게 사면의 불상은 각 면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백률사가 자리한 소금강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있는 굴불사터는 연중 등산객과 기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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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률사 오르는 길은 돌계단이 무척이나 많은데 계단을 오르다 잠시 쉬며 숨을 고르고 있으려니 고운 새들의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고
우거진 숲과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과 마음까지 시원해집니다.
백률사까지 오르는 길은 두갈래인데 이렇게 돌계단 길이 있는가 하면 차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우거진 숲 길을 걸으며 주위 풍경을 감상하며 올라갑니다.
돌계단으로 오르면 백률사 앞으로, 차도로 오르면 백률사 뒤로 다다르게 되는데 길이 모두 이어져 있어 어느 길로 오르든 모두 백률사로
통하게 됩니다. 비가 온 후 백률사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돌계단을 내려오다 그만 미끄러진 적이 있었어요.
정말 한 순간이었는데 찰과상 정도만 입고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카메라 렌즈 앞 필터가 깨지는 바람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비오는 날은 돌계단이 위험하니 차도로 오르내리는 게 더 안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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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률사 대웅전

 

포장길 보다 돌계단이 운치 있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렇게 한참이나 돌계단을 올라 드디어 백률사에 도착했습니다.
백률사는 경주의 소금강산에 있는 절로 규모는 비록 작지만 이 절이 유명한 것은 이차돈이 순교할 때 그의 목을 베자 흰 우유가 솟았고,
잘린 목은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가 떨어진 곳이 바로 이곳 백률사 자리였다고 합니다.
백률사는 이차돈이 순교한 이듬해인 법흥왕15년(528)에 창건되었는데 대웅전은 임진왜란때 불타고 그 후 1600년경에 다시 재건되었습니다.
통일신라 시대의 3대 금동불중 하나인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국보 제 28호)은 현재 경주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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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채

 

대웅전 바로 왼쪽에 있는 요사채입니다.
규모가 작은 절이라 예전에는 이곳에서 스님이 기거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 절의 관계자나 보살님들이 주로 머무는 것 같습니다.
대웅전과 함께 전체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대웅전 앞 작은 마당에는 연등을 달아 놓은 간이 시설물이 있어 전체 모습을 담기는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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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

 

백률사 범종입니다.
범종에는 이차돈의 순교 장면과 떨어진 머리가 연꽃 위에 올라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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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각

 

삼성각은 대웅전 뒷편에 자리하고 있는데 대웅전의 아름다운 단청이 더 눈에 들어오는 군요.
삼성각 안에는 칠성여래와 나반존자, 산신이 그려진 탱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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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죽당

 

스님들이 기거하시는 곳으로 새로 지은 것 같습니다.
건물 뒤로는 울창한 소나무와 대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송죽당 정면에는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한그루 소나무가 있습니다.
송죽당을 내려오면 대나무가 우거진 대숲길이 있는데 아마도 그래서 이름을 '송죽당'이라 지은 것 같습니다.
4월에는 송죽당 건물에 박새와 딱새가 부지런히 새끼들을 키우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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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경내의 장독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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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죽당 앞 정원에는 눈이 아찔할 정도로 온통 보랏빛 꽃물결입니다.
자잘한 꽃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는 이 꽃은 바로 향기가 백리나 간다는 백리향입니다.
그 모습에 취해 미처 향기를 맡아 볼 생각을 못했는데 소박함 속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작은 이 산사의 느낌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리향 외에도 돌틈에 피어 있던 매발톱꽃, 그늘에서 피어난 광대수염이 절정을 맞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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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률사는 그 명성에 비해 지금은 작고 조용한 산사일뿐입니다.
백률사 동종에 새겨진 조각만이 백률사가 순교자 이차돈을 기리기 위한 사찰이라는 유일한 흔적으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동안 경주의 여러 많은 사찰들을 다녀보았지만 규모 면에서는 가장 작은 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아서 정겹고, 조용하고 소박해서 더 마음이 머물렀던 곳.
불어오는 숲의 바람이 좋았고, 온갖 산새의 지저귐에 귀가 행복했고, 철철이 피어나는 소박한 들꽃에 눈이 즐거웠습니다.
비록 그 규모는 작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소박한 모습으로 남아 있기에 나는 그곳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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