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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이야기

|  경주, 그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

경주
2018.09.03 12:21

옥산서원의 여름

조회 수 127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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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서원은 8년 전, 늦가을에 한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서원 주변을 몇번 오가면서도 들어가보지는 않았는데 오랜만에 여름에 찾은 옥산서원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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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서원에 갈때마다 이 길을 지나치는데 동네 들어서기 전,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소나무는 늘 감탄을 자아냅니다.
겨울에 와도, 여름에 와도, 늘 푸른 소나무는 언제나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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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 겨울에 이곳을 들린 적이 있는데 그때는 나무 주변이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말끔히 정리를 마치고
나무 아래에는 쉬었다 갈 수 있게 벤취도 만들어 두었네요.
마을 입구에는 이렇게 거대한 멋진 소나무가 세그루 있고 조금 더 가면 울창한 소나무숲이 지역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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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서원 오르는 길에 펼쳐진 계곡입니다.
주위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낮에도 다소 어두운 이 계곡에는 여름이면 아주 반가운 손님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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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여름철새인 호반새의 서식지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찾아와 장마가 시작될 무렵에 둥지 속 새끼들을 키우고 가을이 오면 다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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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 귀한 여름새는 어김없이 찾아와 열심히 새끼를 키웠고, 무덥고 비 많은 여름을 잘 견뎌내고 머지않아 바람이 선선해지면
가족을 데리고 다시 떠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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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조금만 오르면 오래된 고목과 짙은 녹음 사이로 옥산서원의 정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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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산서원 정문 역락문

 

옥산서원의 정문입니다.
3개의 대문이 있는 맞배지붕의 출입문이 있고 주위는 토담으로 둘러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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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락문으로 들어서면 역락문과 2층 누각인 무변루 사이에 자그마한 수로가 흐르는 게 특이합니다.
계곡에서 물을 끌여들여 흐를 수 있도록 만든 작은 수로로 서원에 들어가는 사람은 맑고 깨끗한 이 물로 마음을 깨끗이
씻고 들어가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유생들은 이 물을 보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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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산 서원의 강당인 구인당

 

옥산서원은 회재 이언적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기 위해 선조 6년인 1573년에 창건되었습니다.
외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강당이 있고 강당 좌우로 기숙사인 서쪽의 암수재, 동쪽의 민구재가 있습니다.
강당 뒷편으로는 사당이 있는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서원의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1574년에 '옥산'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흥선대원군이 전국 47곳의 서원을 제외한 나머지 서원을 철폐할 때도 훼철되지 않은 서원입니다.
옥산서원 현판은 당대의 명필인 추사 김정희의 필적이고, 마루 안쪽에 걸려 있는 편액 '구인당'은 명필 한석봉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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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산서원 구인당에서 바라본 무변루

 

더운 날씨탓인지 옥산서원은 찾는 이의 발길도 끊기도 적막감이 감돕니다.
다소 숙연하고 경건하기까지 한 서원 안을 둘러보다 구인당 마루에 잠시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식혀 봅니다.
정면에 바라보이는 건물은 정문으로 들어왔을 때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무변루'라는 누각 형태의 문루로 공부하는 유생들의
휴식 공간입니다. 좌우로 보이는 건물은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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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옥산서원 앞 계곡은 순수 자연이 만든 기이한 바위들이 물과 서로 어우러져 절경을 이룹니다.
남편은 저 나무 아래 넓은 바위에 돗자리를 깔고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거의 40분 가량 꿀잠을 잤습니다.
나는 그동안 이곳저곳 서원 주위도 둘러보고 호반새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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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뒤로하고 외나무 다리를 건너 이언적 선생이 머물렀던 독락당으로 향합니다.
푸르름 사이로 빨갛게 핀 접시꽃, 노오란 삼엽국화가 우리를 반깁니다.
독락당이 있는 마을 풍경이 마치 그림 같아서 조금 효과를 줘보았습니다.
독락당에서 10㎞ 정도 더 가면 회재 선생이 태어난 외가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양동마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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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 서원에서 50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독락당입니다.
독락당은 회재 이언적 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사랑채인데 '옥산정사'라고도 부릅니다.
경주 고택중 가장 외부와 차단된 산속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수령이 오래된 고목 사이로 풍채도 당당하게 솟을 대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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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청재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대문과는 대조적으로 땅에 바짝 엎드린 듯한 키 작고 소박한 건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후손들이 세운 경청재입니다.
경청재 오른쪽 건물은 별채, 뒷편으로는 역락재와 이언적 선생이 머물렀다는 사랑채인 독락당이 있는데 지금은 이 모두를 통틀어
건물 전체를 '독락당'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왼쪽으로는 소박하게 일군 텃밭이 보이는데 지금은 후손들이 살고 있어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경청재 건물의 기와와 벽은 새로 보수한 상태이고 요즘은 고택 체험으로 경청재와 역락재에서 숙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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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락당의 별채인 계정

 

경청재를 나와 뒷편 계곡으로 향하니 회재 선생의 독서당이자 자연을 관조하는 심신휴식의 공간인 '계정'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그림같이 펼쳐져 있습니다.
자연 암반 위에 누마루를 걸쳐 달아내어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번뇌를 씻어내셨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마주했을 회재 선생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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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담에 뚫린 살창이 이채롭습니다.
계곡 쪽 담장 중간에 나무로 살을 대어 만든 창을 달아 그 살창을 통해 뒷편 흐르는 계곡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어했던 선조들의 지혜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계곡의 풍경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습니다.
여름이면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가 더위를 잊게해 주었을 것 같고,
가을이면 떨어진 낙엽이 계곡물을 따라 흘러가는 모습도 운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겨울이면 얼어붙은 계곡이며 소복히 눈 쌓인 계곡은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시사철 이 아름다운 계곡을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저렇게 담장에 작은 창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윗쪽에 있는 저수지가 물을 가둬놓고 있기 때문에 장마철에도 계곡에서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볼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서원들은 대부분 절제되고 단아한 모습으로 건물들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습니다.
학문연구와 선현제향을 목적으로 한 교육기관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외부 공간은 주변의 자연 경관과 최대한 어울리도록 자연과 건축을 합일화 시킨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옥산서원과 독락당을 둘러보면서 선조들이 얼마나 자연을 아끼고 소중히 여겼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고목이 만들어 준 그늘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 지저귀는 새소리, 흘러가는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세상 온갖 시름들이
다 사라질 것 만 같습니다.
가을의 옥산서원이 낙엽과 단풍과 계곡이 어우러져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면,
여름의 옥산서원은 짙푸른 녹음 속에서 활력과 생기를 심어주며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와도 좋은 그 곳, 바로 옥산서원입니다.

  • profile
    태풍되고픈천둥이 2018.09.03 12:25
    소나무들의 기세가 대단합니다....멋진 사진과 훌륭한 글 잘 보고 갑니다.
  • profile
    twinmom 2018.09.03 14:24
    초여름에 다녀온 곳인데 이제서야 포스팅 하게 되었네요.
    잘 지내시죠?
    며칠 시원하니 성급한 마음에 마치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만 같습니다.
    곧 환절기가 다가오는데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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