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 마을은 4년전 늦겨울, 찬바람이 매섭도록 휘몰아 치던 날 처음으로 들린적이 있었다.
겨울이라 나무들도 앙상하고 무엇보다도 추위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 이 다음에 날 좋은 날
다시 오자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 것이 어느덧 4년의 시간이 흘렀다.
4년이란 시간 동안 변한 건 사람들 뿐인 것 같다.
다시 찾은 양동 마을은 그 때나 지금이나 나즈막한 산 아래 기와집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은 그대로였다.
다만 한여름이다 보니 나무들은 가지마다 무수히 많은 잎들을 달고 있었고, 동네 텃밭엔 옥수수며 고추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온통 푸르른 녹음 속에서 다시 만난 양동 마을은 더 한껏 운치있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양동 마을에 맨 처음 들어서면 저 멀리 나즈막한 산이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그 아래 기와집,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한폭의 멋진 풍경화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을 곳곳도 참 정갈하니 잘 정돈되어 있었다.
동네로 들어가는 길 오른편에 제법 넓은 수련과 연꽃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고택과 어우러져 풍미를 더해 주었다.
경주 양동 마을은 손씨와 이씨로 구성된 전통 씨족 마을로 1984년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 자료 제189호로 지정되었으며
경주시 북쪽 설창산에 둘러싸여 있는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500여년 동안 전통을 잇는 유서 깊은 반촌 마을이다.
한국 최대 규모의 조선 시대 대표적 동성취락으로 수 많은 조선 시대의 상류 주택을 포함하여 양반 가옥과 초가 160호가
집중되어 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수 백년 된 기와집과 초가집, 나즈막한 돌담길이 이어지는 풍경속을
거닐고 있자니 전통의 향기가 느껴졌다.
올 8월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사가 생겨 무더운 날씨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집에서 차로 15분을 달려 도착한 양동 마을, 하지만 햇살이 너무도 뜨거웠다.
벌써 여러날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무더운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것만 같았는데 저 땡볕 속을
어찌 걸어다닐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마을을 들어서니 수줍게 피어있던 수련과 광채를 뿜으며 피어있던 아름다운 연꽃이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해주었고
푸른 하늘, 짙푸른 녹음 속에 위풍당당 우뚝 서 있는 고택의 멋스러움에 더위도 어느새 잊어버렸다.
살랑살랑 작은 바람에도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 장대를 받쳐둔 빨랫줄, 댓돌 위의 하얀 고무신, 나즈막한 돌담길,
맛있게 익어가는 장독대, 골목길 곳곳에 피어있던 봉숭아, 채송화....
모두가 정겨운 풍경들이었다.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후 찾는 이들의 발길이 훨씬 더 많아졌고,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갔던 그 무덥던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양동 마을을 찾고 있었다.
양동 마을에서는 아직도 옛 전통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시도때도 없이 몰려드는 관광객, 집안을 기웃거리는
낯선 사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터인데 동네분 어느 누구 하나 눈살 찌푸리거나 인상 쓰는 분들이 없다.
그러기에 찾는 이들이 조금은 더 조심하고 행동도 신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동 마을을 찾은 날은 기온이 34.5 도까지 올랐던 참으로 무더운 날이었다.
정신없이 흘러내리는 땀은 주체할 길이 없고 어느새 온 몸은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벌써 더위에 지쳐 헉헉거린다.
더위를 식힐 겸 너른 마루에 걸터 앉아 있노라니 언뜻 그 옛날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 빳빳이 풀 먹인 모시 적삼 차려입고
이 너른 대청에 앉아 급할 것도 서두를 것도 없이 느긋한 마음으로 부채질하며 시원한 수정과 먹던 선조의 모습을
떠올려 봤다. 더우면 더운대로 발 내린 그늘에 대나무 돗자리 깔아 놓고 낮잠도 즐기고, 그래도 더우면 우물가에서
물 한 양동이 길러 등목도 하고, 별 총총한 밤이면 마당에 모깃불 피워 놓고 호롱불 아래서 글 읽느라 여름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던 그 여유로운 생활을 그려보았다.
그 옛날 여름도 분명 지금처럼 더웠으련만 선풍기, 에어컨 없이도 더위를 슬기롭게 잘 보낸 선조들의 지혜를 생각해 보면
쉽고 편리한 생활에 길들여진 우리들에겐 인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다시 찾은 양동 마을.
4년전 그 날은 너무 추워서 조바심을 내고 이번엔 너무 더워서 자꾸 집으로 가자고 발 길을 재촉한다.
아휴... 이 다음엔 단풍진 선선한 가을이나 봄 나물 향기 솔솔 풍기는 날 다시오던지 해야지...ㅡ.ㅡ
양동 마을과 함께 이번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던 하회 마을도 이번 휴가 기간 동안 다녀오리라
마음 먹었는데 휴가 동안 비가 오락가락하고 갑자기 국지성 호우가 퍼부어대는 등 날씨가 고르지 못해
아쉽게 다음으로 미루었다. 단풍진 가을날 꼭 가보리라.
우리 고장 양동 마을이 이번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축하하며 비록 날씨는 찌는듯 무더웠지만
우리들에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와~좋은 여행 다녀오셨네요.^^ 부러워요. 우리 큰아이에게도 저런곳에 데리로 가서 충분히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싶은데..올 여름방학은 말그대로 집에서만 딩굴딩굴하게 만들었어요.ㅜㅜ
도심보다는 조용한 시골을 좋아하는 니투랍니다.
후아~시골냄새가 느껴져요. 그리고 양동...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군요.
저도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