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이 저물어 가던 날, 갑자기 일출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텔레비전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추운 날씨에 밤 잠도 설쳐가며 멀리서 와서
왜 저리 고생을 사서 하며 일출을 기다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평생을 넘게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일출을 보지 못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일출을 보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더우기 새해 첫 날 떠오르는 해를 보기는 더더욱 그러하지요.
그래서 2012년 새해 첫 날에는 내가 일출을 기다리며 고생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었습니다.
경주에서 유명한 일출 장소는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 정상과 문무 대왕 수중릉이 있는 감포의 대왕암 일출이 유명합니다.
둘 중 어느 곳이 더 좋을까 생각하다 아무래도 일출은 역시 바다에서 보는 것이 더 나을듯 싶어 감포의 대왕암 일출을
보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30여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차가 막힐 것을 생각해서 새벽 5시 20분, 세상이 어둠에 싸여있는
이른 시간에 일찌감치 집을 나섰습니다.
아이들도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가지 않으려 하길래 남편과 둘이서 보온병에 따뜻한 음료도 넣고 바닷가라 많이 추울듯 싶어
온 몸을 꽁꽁 싸매고 완전무장해서 갔습니다.
생각만큼 차가 많이 막히지는 않았어요. 도착하니 6시 무렵쯤 되었어요.

아직 해가 뜰 시간은 1시간 30분이나 남았지만 바닷가 주변 도로는 이미 도착한 차들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어요.
일출 시간은 아침 7시 33분, 동해는 구름이 다소 낀 다는 예보였지만 구름 사이로 일출을 볼 수 있을거라 해서 일출 시간이
가까워질때까지 따뜻한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7시 무렵이 되니 어둠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고 차 안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바닷가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른 시간이고 바닷가라 많이 추울것 같았는데 날이 참 푸근합니다.
장갑에 모자까지 눌러썼지만 모자가 다소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고 장갑을 벗어도 손도 시리지 않았어요.
일출 예정 시간이 다 되었음에도 바다와 하늘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시간은 자꾸 흘러 갑니다.
구름 때문에 일출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모여든 사람들도 수근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0여분을 기다리고 있을 때, 어디선가 "와" 하는 탄성이 약하게 흘러나왔어요.
순간, 모두들 시선은 한 곳으로 쏠립니다.
희미한 회색빛 하늘속에서 드디어 해가 불그스름한 자태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 드디어 일출을 보게 되는구나.



아침 7시 44분 드디어 빨간 해가 얼굴을 쏘옥 내밉니다. 참 예쁜 해입니다.
여기도 저기도 모두들 저 예쁜 해를 담기 위해 열심히 카메라 셔트를 누릅니다.
생각보다 해는 아주 빠르게 떠올랐어요. 10여분 정도 지나자 벌써 해는 저 하늘 위까지 떠올라 눈 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해가 높이 떠올라도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새해 첫 일출의 감동을 오래도록 남기고 파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이 벅찬 감동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나도 그 들 속에서 해를 보며 작은 소망들을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대왕암은 갈매기도 유명합니다.
참 많은 갈매기들이 떼지어 날아다닙니다.
누군가 과자를 던지자 저렇게 많은 갈매기들이 한꺼번에 몰려 듭니다.
일출의 풍경을 더욱 더 멋지게 만들어준 고마운 갈매기였어요.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많이 낀 상태라 기대만큼의 장엄하고 멋진 일출은 아니었지만 내 생애 처음 본 일출은
역시 감동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오래전 학창 시절 공부했던 의유당 김씨가 쓴 '동명일긔' 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일출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실적으로 어찌나 잘 묘사했던지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나도 꼭 일출을 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30여년이 흘러 이제서야 일출을 봅니다.
201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둡고 힘든 일들은 지나간 시간 속에 다 묻어 버리고 저 붉게 떠오르는 해처럼
밝고 희망찬 일들이 여러분 곁에 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새해일출도 보시고
새해맞이가 이렇게 좋으셨으니..
좋은일 더 많이 생기실것같은데요..
복 많이 받으시고~~
더 행복하세요~
소중한 일출사진 보여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