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부터 18일 바로 오늘 새벽, 하늘에서 별똥별이 빗줄기처럼 쏟아지는 장관이 펼쳐진다기에
잔뜩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우주에 유별난 관심을 가졌던 나로서는 가슴 벅찬 일일 수 밖에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다 유성우가 쏟아지는 18일 밤은 가장 추운 날씨로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내려간다는 예보를 듣고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제 아무리 한파가 기승을 부려도 기필코 보리라 마음먹고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더 일찍
알람 시계를 맞춰 놓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40평생을 넘게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별똥별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쉬이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어요.
멋진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베터리 충전도 빵빵하게 해두고 밤하늘 별을 좀 더 근사하게 찍는 방법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시간은 어느새 새벽 1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어요.
얼마나 잤을까?
귓전을 울리는 요란한 시계 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 4시.
4시에서 6시 사이가 유성우가 가장 절정이라 하길래 따뜻한 잠자리를 과감히 박차고 일어나 식구들 아침 준비를 위해
밥을 앉혀 놓고 추위에 대비해 완전 무장을 하고나니 어느새 시간은 4시하고도 40분이 더 지나고 있었어요.
새벽 바람은 눈물겹도록 차가웠습니다.
시골이다보니 밤을 훤히 밝히는 가로등 불빛도 거의 없고
더우기 달마져 모습을 감추어 칠흑같은 어두운 밤인데다
구름도 끼지 않아 유성을 관찰하기엔 더 없이 좋은 조건이었어요.
차디찬 새벽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올려다 본 밤 하늘.
까만 하늘엔 헤아릴 수도 없을 만치 무수히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어요.
아주 오래 전, 내 고향집에서 가끔씩 올려다 본 하늘이
꼭 지금처럼 이랬지요.
반짝반짝 밝은 별들이 마치 내 머리위로 쏟아지는 듯한
멋진 밤 하늘이었습니다.
온몸으로 스멀스멀 스며드는 한기를 느끼며 옥상으로 향했어요.
아무래도 시야가 탁 트인 옥상이 유성을 관찰하기엔 더없이 좋을 것 같아서요.
수도없이 떨어지는 많은 별똥별을 상상했어요.
아! 얼마나 장관일까?
그것 하나만 생각하고 따뜻한 잠자리도 박차고 졸린 눈도 애써 비비며 차디찬 밤공기에 내 온몸을 맡겼건만
머리 위에 펼쳐진 하늘은 언제나 보았던 그 까만 하늘에 유난히 별들이 많았다는 것 외엔 그다지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늘이었어요.
멍하니 별들이 반짝이는 동쪽 하늘만 열심히 올려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뭔가 휘익하고 내 눈앞을 스쳐지나가는 불빛.
그 모습을 제대로 느낄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또 몇분의 정적이 흐른 뒤, 아주 밝고 큰 별똥별 하나가 내 눈앞에서 황홀한 빛을 내며 사라져 갔어요.
크고 선명한 빛이라 빛의 여운도 수초동안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이게 바로 별똥별이구나.
그렇게 새벽 4시 40분부터 5시 15분까지 35분 동안,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7~8 개 정도의 별똥별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아~ 멋지다. 정말 환상적이야.
하지만 그런 황홀한 감상도 잠시뿐.
온 몸에 심한 한기가 느껴지고 발도 시리고 손은 꽁꽁 언 상태인데다 어찌나 열심히 하늘을 올려다 봤던지
목이 너무 아파서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따뜻한 집안으로 들어왔지요. 몸만 녹이고 다시 나가보려고 했는데...
결국 별똥별을 본 것은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난 유성우는 시간당 150개의 유성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으나
시간당 십수개에 불과해 평이한 밤하늘에 그쳤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나는 분명 별똥별을 봤으니까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별똥별을 오늘 새벽에 한꺼번에 다 본 셈이니 그것만으로도 대 만족입니다.
카메라를 열심히 챙기긴 했지만 일반 디지털 카메라인데다
삼각대도 준비하지 않았으니 어찌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요?
더우기 유성이 나타남과 동시에 어? 하다보면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것을...
몇 컷 찍긴 했지만 확인해 보니 그 많던 별들은 온데간데 없고
완전 깜깜한 상태.ㅡ.ㅡ;
전문가도 힘들다는 밤하늘 별, 그것도 유성을 찍으려 했으니...
참,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던데...
사진 찍으려는 욕심에 또 추위까지 더해져 그만 깜빡했습니다.
언제 또 별똥별을 볼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아~ 아깝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별똥별을 그것도 여러개나 보았고
별들이 비가 되어 내리는 멋진 장관은 아니었지만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았던 그 초롱초롱 별들 만으로도
내겐 잊지 못할 아름답고 황홀한 밤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래도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보셨어요? 유성이 떨어지던 그 아름다운 밤 하늘을...
대단하세요 언니!
자린 그때 쿨쿨~~ 자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 노력에 유성을 보셔서 다행이네요..
소원은 비셨어요?
^^